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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day life

스쿨오브락 뮤지컬 월드투어 서울

나의 한줄평

살아 있음을 온 몸으로 느꼈다.

 

인생에서 많은 뮤지컬을 보진 않았지만, 지금까지 봤던 뮤지컬 중에서 가장 재미있고 감정이 벅차오르는 느낌을 받았던 뮤지컬이었다. 나는 늘 뮤지컬보다는 영화파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스쿨오브락 뮤지컬을 보고 뮤지컬의 매력을 발견했다. 

뮤지컬을 보고 나서 얼마나 기분좋은 에너지로 꽉찼는지. 이 기분을 잊지않기위해 글을 남겨본다..!

 

 

shout out to 동생~!

정말 감사하게도 동생 회사에서 뮤지컬 티켓이 당첨되어서 이 뮤지컬을 보고 올 수 있었다. 

 

 

나는 몇년 전? 스쿨오브락을 영화로 보았고, 유명한 명작이라 해서 한 번 봤지만 그때 당시에는 내게 크~게 울림이 있는 작품이 아니었다. 그냥 잭 블랙이 애들이랑 나와서 코미디적인 요소가 많은 영화? 학교에서 딱 보여주기 좋을 만한 영화라는 기억이 있었다. 그래서 뮤지컬도 대충 어느정도의 스토리인지는 알았는데 이렇게 나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할 줄 몰랐지!! 

뮤지컬 첫 시작에 주인공 듀이가 속해있는 밴드의 공연으로 시작되는데 이때부터 이미 난리난다. 눈 앞에서 라이브 공연이 펼쳐지는 뮤지컬이라, 그냥 콘서트 장에 온 줄 알았다. 라이브가 장난 아님 .. 극중 주인공 듀이가 결성한 No Vacancy라는 밴드가 I'm too hot for you 를 부르는데 ㅋㅋㅋ ( 난 너에게 너무 섹시해라는 뜻 ) 첫 시작부터 너무 재미있었다. 가사가 병맛인데 은근 중독성있고 웃겨서 뮤지컬 보고 난 이후에도 계속 동생이랑 부르고 있다. ㅋㅋㅋ

그리고는 애들이 나오는 학교로 무대가 바뀌는데, 부유층 사립학교를 표현한 무대도 정말 눈이 화려하고 디테일하게 잘 표현했다. 애들이 다같이 교가를 부르면서 시작했는데 성가대 합창을 눈앞에서, 내 귀를 통해서 바로 들어오는 화음들을 듣고 있으니 콘서트홀에 울려퍼지는 첫 씬부터 감동이 엄청 났던 것 같다. 

또 뮤지컬이라 굉장히 색다르고 신기하다고 느꼈던 점은 마지막에 아이들이 콘테스트에 나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때 각자 학부모를 연기하는 배우들이 정말 그 콘서트 홀 2층 계단석에 올라가서 극 중 아이들의 무대를 지켜본다. 내가 마치 실제 아이들이 참가하는 콘테스트 무대를 앞에서 관람하고 있는 일원이 된 느낌이었다. 이렇게 관객이 실제 극중 안에 들어와 있는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게... 영화에서는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매력인 것 같다. 

 

극중 스토리가 전개되면서 여러 장면에 따라 주인공들이 느끼는 감정선이 바뀌고, 노래를 연주하는데 가사들도 정말 정말 너무 좋고, 주인공들이 느끼는 감정이 더 마음에 깊이 와닿아서 정말 정말로 !! 좋았다. 이래서 스쿨오브락이 명곡 퍼레이드라고 하는 듯!! 

Stick it to the Man

권력자들이 세워둔 규칙을 따르다가 화가 났던 적이 없었어? 그 규칙이 너희를 가두고 답답하게 만들었던 적이 없어?  Stick it to the Man 권력자에게  맞서자!! 

이 노래는 스쿨오브락의 대표 메세지라고도 할 수 있는데 들으면서 너무 스트레스가 풀렸고 가슴이 뚫렸다. 진심 카타르시스가 느껴졌던 곡. 권력자들이 만들어둔 규율에 맞춰 살아야 한다는 답답한 마음과 세상의 부당함을 락으로 표현했는데 정말 짜릿했다. 

그리고 나는 락이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노래인 줄 여태까지 모르고 살았다. 이번에 락이라는 장르가 기존 관습을 탈피하고 새로운 세상을 위한 욕구에서 지어진 노래라는 걸 알게되었다. 

Where did the Rock go?

나도 한때는 재밌는 사람이었어요. 락을 좋아했죠. 그런데 교장선생님으로 일하면서 저는 학부모들을 만족시켜야해요. 그들은 나의 고용주 employer이거든요. 

부유층 자재들이 다니는 학교의 교장선생님으로 일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잃어간 로잘리 교장선생님. 자신이 해야 되는 일은 학부모들을 만족시키는 일이라고하면서 학부모들을 자신의 employer라고 표현한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비싼 학비를 내고 들어온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의 교장으로 일하면서 신경 써야하는 것들과 책임감에 짓눌려 자신이 좋아하는 락을 점점 잃어간 사람의 이야기라 사회생활을 한지가 5년이 넘은 나에게도 공감되는 부분이었다. 

If you would only listen 

I've got so much to say if you would only listen ~

극 중 아이들의 공통점은 부모님이 경제적으로 부유해서 물질적으로는 거의 모든 것을 서포트해준다. 하지만, 부모들은 자기의 말만 하고, 아이들이 하는 말은 잘 듣지 않는다. 부모의 생각을 아이들에게 주입?시키고 다 너 잘되라고 하는 거라고 한다. 본인 자식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들으려고 하지 않고, 자식을 비싼 사립학교에 보내고 하버드 예일 대학교에 진학시키는 것이 부모의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이 노래를 들을때 가장 마음이 많이 아팠다. 엄마아빠가 제 말을 듣는다면 말 하고 싶은게 정말 많은데요.. 물론 슬픈 톤 보다는 I'm gonna make you listen 라고 아이들의 강한 의지가 비춰진 곡이긴 하지만 .. 아이들 자신이 진정 소중히 생각하는 가치를 부모와 나누지 못해 슬퍼하는 마음이 노래에 잘 나타나서 나도 많은 걸 느꼈다. 자식을 독립된 인격체가 아닌 부모에게 종속되어진 주체로 부모의 생각대로 키우려고 하는 것이 자식을 아프게할 수 있는지,, parenting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이 뮤지컬의 최애곡!  

 

무엇보다 가장 inspring했던 점은 주인공 듀이의 긍정적인 천성과 좋아하는 것을 해내는 그 끈기이다.

듀이는 절친 네드의 집에 얹혀살며 렌트비를 못내자 네드의 여친 패티는 듀이에게 악담을 퍼붓는다. 

"넌 맨날 너가 락의 정상에 오를거라 하지. 근데 넌 정상 근처에도 못갔어! you are not even closer to the top of the Rock!" 넌 악취나는 뚱보야! 이제 정신차리고 등등.. 내가 봤을 땐 거의 가스라이팅에 가깝게 듀이를 볼때마다 악담을 한다. 

그럼에도 듀이는 흔들리지 않고 락 스타가 된다는 꿈과 열정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열정을 계속해서 이어간다. 실패를 계속 하다보면 이제 나는 안되는 것일까? 부정적인 목소리에 사로잡힐 수 도 있는데 듀이는 정말 긍정적이고 자신에 대한 믿음이 단단한 사람이라고 느껴졌다. 주변에서 뭐라해도 타격 1도 없음 ㅋㅋ 듀이의 그런 마음과 좋아하는 것에 대한 열정이 참 부러웠다.

그리고 듀이는 부모님한테 항상 부족하단 말을 듣고,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는 아이들에게 항상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해준다. 이렇게 연주하는 거 정말 대단한거야. 천재!! 등등.. 아이들도 듀이를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찾아가고, 자신감도 생기고, 에너지를 많이 얻는다. 그리고 마지막에 듀이가 신분을 속인 가짜 선생님이었다는 게 뽀록나고 음악 대회에 나가는 걸 포기하려고 하는 순간에 꺼내주는 것은 아이들이다. 이렇게 인생에서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면서 힘이되는 이야기가 참 흐뭇했다.

 

 

정말 너무너무 좋았다..! 

 

 

보고 얼마나 신났는지 ㅎㅎ 

You're in the band!

보고 나왔는데 또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나중엔 브로드웨이에서..?

하지만 역시 한국에서 보는 공연은 한국어 자막이 같이 있어 이해도가 훨씬 높아 또 이렇게 볼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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