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의 블로그
예전 직장 퇴사하고 공부할때 쓴 글이 이 블로그의 마지막 글... 큽..
때때로 블로그를 쓰고 싶었었는데 뭔가 근황이 catch up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글을 올리는게 앞뒤 내용이 짤린? 느낌이어서 그렇게 글을 계속 계속 쓰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2023년 올 해가 가기전에 진득하니 혼자서 올 해를 rewind해 본 시간이 없는 것 같아 오늘 진득하니 앉아 내가 올해 무엇을 했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우선 이번 2023년은 나에게 커리어를 전환하고 개발자로 일하기 시작한 첫 해로 나의 세계가 새로운 세계로 확장된 특별한 year 였다.
물론 힘든 순간들도 있었고~ 이게 맞는 걸까? 라는 고민과 끊임없는 doubting도 많이 하고~ 나에 대해 또 조금 더 알게 되기도 하고, 새로운 감정들을 느끼기도 하고, 온전한 행복함을 느낀 순간들도 많았다!
우선, 커리어 부분에서는 두려움을 뛰어넘고, 새로운 도전(22년부터~)을 통해 커리어를 전환했다. 22년도에 여태까지 쌓아왔던 거의 모든 걸 버리고 바닥부터 새로 시작한다는게 두렵고 무서웠지만, 더 나은 나의 미래를 위해 도전했고, 올 해 개발자로 첫 취업하면서 다시 신입이 되었다.
또 나의 전공분야가 아닌 정말 완전 새로운 분야로의 커리어를 시작하였으므로 컴퓨터과학과에 편입해서 직장다니면서 학업을 병행하고 있다.
원래는 먼저 개발자로 취업할 생각이 없었고 캐나다에 second bechelor를 가려고했었지만, 계획을 바꾸어 국내에서 취업을 먼저하고 경력을 쌓는 것으로 플랜을 수정했다. 어쨌든 내 장기적인 목표는 해외에서도 일을 하는 것이므로 CS 학사는 우선 국내에서 일과 병행할 수 있는 온라인 코스를 따야겠다..는 생각에 방통대 컴퓨터과학과 3학년으로 편입을 했다.
그렇게 이번년도에 신입이 됨에 동시에 23학번이 되었다.
그래서 주변에서는 갓생산다는 말도 많이 듣고.. 가족들, 그리고 몇 없는 친구들과도 거의 시간을 보내지 못한 년도가 아닌가 싶다.. 본가에 간 횟수가 제일 적었던 해가 아니였나 싶기도하고,,
완~~ 전 새로운 환경에서 (직장인인건 똑같지만 !!) - 내 인생 평생동안 나는 남초 집단에 있어본 적이 없다... 네버에버비포어.. 여중 여고 인문대 path..... 근데 지금 회사는 남초.. 심지어 알앤디에서는 나 혼자 여자... 였다가 새로 여자 개발자분이 입사하셔서 2명됨. 하여튼 그래서 이번 해에 인생에서 처음 경험해보는(?) 새로운 환경에서 잘 적응한 것 같다!!
그치만 이건 표면적인 것이고 올 해 나에게는 커리어라는 큰 축이 바뀜과 함께 고민도 커져갔는데...
이전에 했던 일은 피드백이 좋았다. 항상 팀장님한테 잘 하고있다는 피드백을 들었고, 팀 헤드인 싱가폴 매니저도 나를 믿고 나를 필요로 한다는 느낌을 줬었다. 그치만 그 일을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나 이 업계 일을 쭉 하고싶다.. 는 생각이 아예 들지않았고, 좋은 평가를 많이 받았지만 나는 나를 잃어가는 느낌을 많이 받았고 내 속은 조금씩 곪아가고 있었던 것 같다.
그치만 개발 일을 시작하고는 이렇게 잘맞는 직업을 내가 이제야 찾았다니? 피그마 보면서 디자이너 개발자들이랑 같이 새로운 프로덕트 만드는 게 재밌고 내가 이 일을 하는 게 좋다!!!.. 물론 내가 들인 시간과 노력은 많은 것 같은데 빠른 시간내에 개발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 것 같아 속상한 순간도 정말 많다...
또 내 이전 직장 팀장님처럼 나한테 잘하고 있다라고 얘기해주는 사람이 없고, 내가 이 팀의 에이스다! 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여전히 나혼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로 또 발동동..구르면서 위에 도움을 요청한다.. 그리고 떠나보니 알게 되는 것 ... 내가 정말 첫 직장 팀장님을 잘 만났다.
그리고 회사 윗 사람이 다른 동료한테는 똑똑하다, 엔지니어로 큰 성공을 할 것 같다라는 피드백을 주면서 나한테는 주지 않을때...?? 괜히 생각이 많아졌었던 것 같다. 나는 엔지니어로 크게될 수 없는 걸까?
그래서 고민끝에... 그래! 생전 처음해보는 일인데 어떻게 처음 부터 잘할 수 있는가?? 그리고 나는 정말 평생 엔지니어적으로 사고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제 배우기 시작해서 하고있으니, 나도 내가 어떤 부분을 더 잘할 수 있을지 어떻게 develop 할 수 있을지? 라는 고민을 해보자 라는 마음가짐으로 바꾼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커리어 전환을 후회한 적은 없다. 이 분야는 내가 더 더 잘 하고 싶고, 이 일로 더 성장하고 싶은 것은 분명하다.
또 이 에피소드를 친한 디자이너님한테도 말했는데... 그건 그 분이 나와 직급이 비슷한 동료들이 다 같은 자리에 있었음에도 한 명한테만 그런 칭찬을 했다..? 다른 사람의 기분은 ?? 신경쓰지 못하는.. 언급이었다고.. 그리고 디자이너 입장에서는 극 T와 같이 개발 입장만 고수하는 다른 개발자들이랑은 가끔 소통이 좀 꺼려지는데 나 같은 개발자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올 해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난 적이 있었다. 이제 고등학교를 졸업한지가 10+년이 넘어가니 이제 주변친구들은 하나둘씩 결혼을 하고 애기를 키우고 있는 친구들도 있다! 그래서 친구들과 얘기하다보면, 내가 이렇게 사는게 맞는걸까? 라는 생각을 많이 한 것 같다.
나는 다시 신입으로 커리어를 바꿔 바닥부터 새로 시작하는 느낌인데, 물론 친구들은 나한테 멋있다~ 너의 용기가 대단하다! 라고 말해주지만 친구들은 주말에는 가족끼리 시간을 많이 보내고, 여행도 자주다니고, 평일 저녁에는 강아지랑 산책을 하면서 지내는 모습을 보면서.. 친구들은 다 안정감을 가지고 별 고민없이 그냥 인생을 즐기면서 사는 느낌이 들때, 나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살고 있나? 라는 생각을 한참 했던 것 같다. 또 나도 내가 가정을 꾸려야하는 때, 내 가정에 더 시간을 많이 쏟아야 할 때가 올텐데 그땐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한참 이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을 때 밍밍한테 말했더니, 내가 그런 친구들을 보면서 나에게는 없는 여유를 부러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나는 신입이라 배울 것도 많고 거기다 학교도 다녀서 할 일도 많고.. 여유가 거의 없는데 지금 다른 친구들은 이미 익숙한 일을 벌써 몇년 차 하면서 나머지 시간에는 삶을 즐기는 시간적 여유를 내가 부러워하는 거라고. 지금은 내가 물론 내가 원하는 여유를 만들 수 없지만 지금은 당장 무기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내가 갈고닦는 이 시간이 없어지는게 아니고 결국엔 나에게 써먹을 수 있는 무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그리고 아무도 나한테 이렇게 살라고 말한 적은 없다. 내가 스스로 선택한 것... 그리고 나는 꿈꾸고 있고, 하고 싶은게 있으니 이렇게 살기로 결정한거라는 결론을 내리고 그 생각에서 깨어나왔다.
주저리는 그만하고 이제 연말 결산을 좀 해보겠다..!
🎨 좋았던 것
- 내가 가지지 못한 것 보다 내가 가진 것을 더 감사해하고 긍적적인 사고방식을 갖기위해 쓰기 시작한 감사일기
이 감사 일기는 작년부터 부트 캠프 다니면서 힘들때 내 내면의 목소리를 긍정적으로 사고하게 하려고 쓰기 시작했는데, 일상의 소중함을 기억해서 자기 전까지 그 기억을 살려 감사함으로 채우는 느낌이 들고 정말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도와줘서 이번 년도도 꾸준히 썼었다. 그치만 10월인가부터 현생이 너무 바빠 이젠 잠시 중단했다고 한다.. 자기 전에 다이어리 쓸 에너지가 없었.. keep going 해보기.
- 네 군데에 입사 제의를 받고, 입사 전 혼자서 떠난 방콕 여행!!!
19년도 9월에 다낭호이안 여행 갔던게 마지막 해외여행이었는데.. 코로나때문에 못갔던 해외여행을 거의 3년 반 만에 갔다. 내 안의 여행세포가 다시 깨어났고, 온전히 새로운 감각을 느낀 순간들!! 혼자였지만 행복한 기억이 많다.
- 첫 가족 해외여행
항공권 숙소는 우리 돈으로 부모님 모시고(?) 일본 여행을 다녀온 것!! 우리 가족의 첫 해외여행이었다. 오지게 싸웠는데 지나고 보니 그럴 필요가 있었나싶고 서로를 조금만 더 배려했으면.. 조금 더 웃을 일이 많았지 않았을까 싶다.
- 나트랑여행
휴양지보다는 시내파인 나에게 나트랑은 절대 끌리는 곳이 아니었는데... 밍밍의 성화에 못이겨 가게된 나트랑은 찾아보다 한눈에 반한 리조트때문에 갔는데 정말 너무너무 좋았다!!! 이제 휴양지의 매력을 알게되었다. 글고 난 전생에 비엣남 사람이었던게 분명.. 음식 혼또니 맛있어...
이렇게 보니 23년은 해외여행을 3번이나 갔다 왔네.. 좋았던 순간을 돌이켜보니 여행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정말 여행이 내 삶에 주는 가치가 큰 것 같다.
☂️ 아쉬운 점이 남는 것
- 나의 경추 건강과 운동
회사에서도 한번 집중해서 코딩하게 되면 흐름이 끊기는게 싫어서 잘 안 움직일때도 있다.
한참 시험기간에는 집가서 또 공부까지 해야되니 정말 목, 어깨, 경추 통증 정말 심해졌다. 차라리 컴퓨터를 하는거라면 모를까 공부는 책펴놓고 하는거라 좋은 자세일 수가 없다. 하. 건강과 졸업장을 바꾸는 느낌 ㅠ
공부할 시간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운동할 시간을 포기한다. 그래서 이번에 원래 허리가 아프다는 느낌은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목 타고 허리 신경까지 아프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11월부터 아직까지 통증의학의원 꾸준히 다니는중.. 운동할 시간을 못 만들고 건강을 챙기지 못한게 가장 아쉽다.
- 영어
입사 전에는 아침에 일어나서 캠블리 하는 루틴을 만들면서 영어를 열심히 했는데, 이제 100프로 로컬회사에 다니다보니 정말 영어 쓸일이 1도 없다. 그리고 영어할 시간도 없어서 퇴화중인 영어...
- 책을 많이 읽지 못한 것, 심리 상담을 받아 보지 못한 것, 일상 기록을 많이 하지 못한 것
- 미니멀한 라이프를 meh하게 지킨 것?
새로 사는 것보다 다 쓰는 거에서 더 뿌듯함을 느끼는 나인데, 올 해는 매일 출근을 해서인지 뭔가가 필요하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 무언가 소비할 때 완전 미니멀한 라이프라는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진 않은 것 같다.
또 개발공부에 대해서도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이 블로그는 개발 블로그는 아니니까 적지않겠다.
🎥 the film of the year
스크래퍼
성장기, 여운이 남는 영화를 좋아한다. 부모는 다 완벽하지 않다. 올 해 가장 여운이 많이 남았던 영화
📚 the book of the year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 읽자마자 다시 읽고싶단 생각이 들었던 책. 한참 여름에 읽던 책이라 지금은 뭐가 제일 나를 사로잡았는지 기억은 잘 안나지만... 처음 읽을때는 다들 뭔데 이렇게 난리지? 했는데 중간부분 넘어서부터? 여태까지 가지고있던 생각을 깨게 해준 책.
🌹 the best moment
나트랑에서 섬에 있는 리조트로 배타고 들어갔을 때
말 그대로 my life is never better 라는 기분이 느껴졌다.
😓 the toughest moment
입사 후 3개월-4개월 넘어가던 때
🎁 the best item I got
iphone 15
🧺 the very first thing I did ever in my life
중고거래.
머리털 난 이후로 중고거래라는 걸 올해 첨 해봤다. 아이폰을 새로 바꾸고 미루고 미루다가 시험끝나고 연말에 정들었던 예전 아이폰을 처음 팔았다..! 예전 회사에서 사준 폰인데 .. 개이득 🐶
나는 P형이라 그런지 계획에 그리 큰 진심은 없다. 그래서 새해 계획도 아직 깊이 생각을 못해본 것 같다. 그런데 내가 20대에 정말 신기한 경험을 한게 있다. 19살이던 어린 나는 하고 싶은게 굉장히 많았는데 그때 쓰던 다이어리에 버킷리스트를 적어두었었다. 그런데 우연히 20대 중반엔가?에 내 19살 때의 다이어리를 펴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대 초반동안 내가 그 10개중에 7-8개를 다 실현했던 것 이었다..!!
계획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2024년에는 어떤 모습의 내가 되고 싶은지, 그려보고 싶다. 그리고 해보고 싶은 건 고민보다 GO!! 해볼 수 있는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또, 나라는 사람을 더 잘 알아가고, 사랑하고, 쉽게 흔들리지 않는 나의 뿌리를 더 깊게 내려 단단하게 키워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ps. 개발 공부를 하고부터 개발 블로그도 쓰고 있다.
아직 많이 허접한 블로그이지만 제 개발 관심사가 궁금하시면 구경오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