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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day life/

모네에서 세잔까지: 인상파 걸작전 관람 후기

2020-02-15 토요일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

모네에서 세잔까지: 예루살렘 이스라엘 박물관, 인상파와 후기 인상파 걸작전 

 

주말동안 오랜만에 문화생활하고 멋진 그림들로 눈을 정화하고 왔다.

내가 좋았던 작품들 기억 저장용으로 한번 후기를 남겨봐야겠다. 

 

전시티켓은 1인 15,000원

할인받을 수 있는 것도 없어서 정가주고 봤다.

 

 

토요일 3시반쯤 방문했는데 사람들이 줄을 정말 많이 서있어서 놀랐다. 

역시 인상파는 대중적으로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화풍인 것 같다 (나포함 ㅎ)

인상주의의 인기를 실감했다. 

전시회 입장해서도 사람들이 진짜 많아서 ㅠㅠ처음부분에 정체가 많이 생겨서

처음부터 차례로 보지않고 여기저기 왔다갔다하면서 봤다. 

 

 

이번 전시의 리플렛. 

우리가 알만한 유명한 작품들은 많이 없었지만

그래도 르누아르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으서 작품 몇점을 실제로 볼 수 있는 것도 좋았다.

그리고 몰랐던 차일드 하삼, 카미유 피사로에 대해서도 알게되어서 유익했다. 

오디오는 그냥 기계음이 읽어주는 것같아 비추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냥 안했다.

이날 사람이 정말 너무 많아서 잡음을 피하고 그림에만 집중하고 싶어서

바닷가 소리가 나는 앱을 켜서 이어폰 꽂고 바닷가 소리와 함께 감상했따. 

 

 

차일드 하삼, 1982, 여름 햇빛 (숄스 섬)

ㅋㅋ내가 바닷소리 듣고 있는지 어떻게 알고 바닷가 그림이 쫜-

이 그림은 이번 전시에서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그림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나포함 ㅎ

그림앞에 사람들이 많았고 또 오래 머물러 있었다. 

차일드 하삼은 미국 인상주의 대표 화가라고 한다.

인상주의가 "빛"이 어떻게 얼마나 비추는지에 따라 빛을 중점으로 그림을 표현하는데

이 그림은 멀리서 딱! 보자마자 해질녘 모습이라는게 한 번에 느껴졌다.

 

청량함 + 우아함 분위기가 동시에 느껴지는 작품.

드레스의 고급스런 질감과 옆에 기대어 있는 하늘하늘한 우산. 그리고 해질녘에 책을 읽고 있는 설정까지. 

반면 바다와 바위는 조금 거친 질감과 bold한 느낌이 있어 여인과는 대조되어 보이기도 한다. 

 

 

폴 시냑, 1901, 예인선, 사모아의 운하

후기인상주의의 점묘법이 반영된 그림.

우리 어릴때 한번쯤은 다 점묘법 그림 그려보지 않았었나??? ㅋㅋㅋㅋ

이렇게 많은 점을 찍으려면 대체 몇만 시간이 걸리는지 궁금해지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보면 볼수록 감동이 깊었던 작품이다.

실제로 보면 해질녘의 분홍+보라한 하늘이 정말 너무나도 섬세하고 점묘법으로 다채롭게 표현되어 있어서 많이 와닿았다.

그리고 작품의 제목이 예인선, 영어로는 tug boat 인데 내가 몰랐더라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겠지만.

뱃일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ㅋㅋ 예인선은 큰 배가 좀더 섬세한 운전을 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배이다.

앞에 크게 보이는 게 큰 배이고 예인선은 그 오른쪽 옆에 잘 안보이는 것 같은데

그냥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폴 시냑이 그림의 제목을 예인선으로 정한 건 그만큼 폴 시냑은 큰 배가 제대로 정박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그만 예인선을 더 높이 평가해서가 아닐까.라는 내 피셜.

 

까미유 피사로, 1899, 아침 햇빛 풍경, 에라니

이번 전시를 통해 까미유 피사로에 대해서 새로 알게 되었는데

까미유 피사로가 거의 인상주의의 스승 같은 사람이더라.

이 그림도 너무 내 스타일이라서 가져와봤다. 

초록초록한 들판에 강아지풀?같은 벼 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림을 보고 있으면 나를 가을로 넘어가기 전의 서늘한 늦여름의 프랑스에 데려다주는 기억 조작 그림이다. 

피사로는 자연을 배경으로 많이 그린 것 같다.

어렸을 때 시골에가서 할머니네 밭에가서 놀았던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그림이었다. 

같이 간 친구도 이번 전시회중 피사로 작품이 제일 좋았다고 했다.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1880, 꽃병의 장미

인상주의 그림에 르누아르가 빠질 수 없지

이번 전시회에서는 르누아르 작품은 몇 개없긴 했는데 (주로 초상화 위주) 

정물화 하나가 눈에 확 띄는게 있어서 봤더니 르누아르 작품이었다.

여러 송이의 장미가 함께 표현되어있는데 한 개도 똑같이 생긴게 없다.

어떤 건 봉우리가 막 펴기 전의 장미. 어떤 건 이미 만개한 장미. 

정면 모습이 보이는 장미와 옆으로 흘러내리는 모습이 보이는 장미.

대단하다. 

 

레세르 우리, 1920년대 중반, 포츠담 광장의 밤

이번 전시회에서 개인적으로 제일 좋았다고 생각하는 작품.

실제로 보면 이 그림 앞에 서있는 사람이 많아서 그림이 가려져서 보이는데

조금 가려져서 살짝 보였던 그 순간 보였던 이 그림이 정말 놀라웠다.

조금 멀리서 봤는데도 큰 화폭때문에 눈을 압도하는 그림이다.

이 그림도 진짜 내가 독일에서 비오는 밤에 빗물에 반사되는 빛을 바라보는 느낌이 드는 그림이었다.

그림이 실제로 빛이 있는 것처럼 반짝 거리는 것 같았다.

어떻게 실제로 존재하는 빛을. 아무것도 없던 캔버스에서 진짜 같이 보이는 빛을 그려냈는지.

감탄스러운 작품이다.

 

전시 중간에 있던 연대기. 

카미유 피사로 / 클로드 모네 / 폴 고갱 / 폴 세잔 순서로.

난 모네가 눈 시력을 잃었는지 몰랐는데 여기서 처음 알았다. 

결국 다른 병으로 이 세상을 떠나지만 눈 시력을 잃고나서도 그림을 그렸던 걸 보면

왜 그의 작품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지 조금은 느낄 수 있었다. 

 

역시 미술 작품 감상은 기분 전환과 내 일상을 벗어난 새로운 세상을 구경하고 오는 느낌이라 좋다. 

교환학생할때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지에서 여행하면서 그림보러 다녔던 그때가 되게 그리웠었는데

이번 기회에 그 그리움을 조금 해소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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